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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많은 이익을 생각하다 빠지는 공유지의 비극
산업혁명 이전영국의 농촌에는 커먼즈라고 불리우는 공동 목초지가 있었죠. 농민들은 이 공동 목초지에 양을 방목하여 거기에서 나오는 양모나 양젖 등을 통해 자급자족하며 살아갔었는데요. 자급자족용으로 양을 공유지에서 방목할 때는 마을 사람 모두가 필요한 만큼의 양을 풀어두었죠.
그런데,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사태가 달라졌답니다. 양모의 수요가 급증하며 농민들은 전보다 많은 양을 공동 목초지에 풀어놓기 시작했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익을 올릴 욕심으로 너나 할 것 없이 양의 수를 늘려가자 공동 목초지는 곧 한계에 부딪혔고, 양들이 뜯어먹을 풀이 바닥났죠!
자신이 소유한 목초지라면 양의 수를 무한정 늘릴 사람은 없죠. 하지만 누구도 관리하지 않는 공동 목초지의 경우는 사정이 틀렸답니다. 결국 목초지의 풀은 바닥나버렸고 배고픈 양들이 풀뿌리까지 먹어대면서 목초지는 황폐해져 더 이상 양을 기를 수 없게 되었죠. 이것이 바로 [공유지의 비극]이랍니다.
제한된 목초지에서 최대 이윤을 올리려면 양의 수를 일정한도 내에 묶어둬야 한단 것은 상식이죠. 이익에 눈먼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한 상식이 지켜질 리 없었죠.
농민들도 처음 1년 간은 좋았을 것이랍니다. 양의 수를 늘리면 늘릴수록 돈 세기에 바빴을 테니 말이죠! 바로 1년 뒤 다가올 비극은 까맣게 모르고 말이죠.
2000년 코스닥시장에서 이러한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났죠. 그리고 이 비극은 상당기간 진행을 했답니다. 코스닥 등록법인의 수는 1999년 1월 320개에서 2000년 1월 620개로, 불과 2년 만에 거의 두 배로 늘어났죠.
특히, 주가가 반등했던 2000년 2분기 이후 3개월 동안 무려 55개사가 증가하여 시장에 엄청난 물량부담을 안겨 주었답니다. 3분기 이후 주가는 급락을 할 수밖에 없었죠.
2000년 한해의 공모건수 182건 중 82건이 6월 이후 3개월 간 집중적으로 이뤄졌답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기업들이 막차를 놓칠세라 서둘러 공모에 나선 결과이죠.
당시 주가는 폭락했지만 공모시장은 뜨거웠죠. 대영에이앤브이의 경우 공모주 청약경쟁률이 평균 1,819.96 대 1을 기록했을 정도였답니다. 또한 신규주들은 연일 상한가 행진을 보였죠.
상대적으로 장이 좋았던 상반기의 경우 핸디소프트는 2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신규등록 종목군들은 평균 11일 정도 상한가를 기록했죠.
3분기로 들어오면서 사정이 달라졌죠. 주간사의 시장조성요건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랍니다. 공모가 이하로 곤두박질치는 신규주들이 줄을 이으면서 공모가의 거품을 막기 위한 조치였죠.
그 결과, 주간사의 시장조성 의무기간을 한 달에서 두 달로 연장하고 매입수량도 공모주식의 50%에서 100%로 늘렸죠. 또 그 전까지는 주간사에 공모가 유지 의무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시장조성 의무기간 내에는 공모가의 80% 이상을 반드시 유지하도록 했죠.
코스닥위원회는 코스닥 신규 등록 종목의 시초가 결정방식을 동시호가 방식으로 변경, 등록 첫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평가가격의 90~200% 범위 내에서 주문을 받은 뒤 장 종료 때 단 한번 매매를 체결시키기로 했답니다. 애매하기 짝이 없는 결정방식이란 이야기가 많았지만 공모가의 거품을 없애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하죠!